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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드라마 추천] 열 번 넘게 replay '응답하라 1994'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재미있는 드라마에 한해서. 아마 남성분들보다는 여성분들이 더 공감하실 듯^^ 예전에는 본방사수를 하는 편이었지만 언젠가부터 한 주 한 주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어 완결 드라마를 한 번에 몰아 보게 됐다. 주말 밤을 새면 한 작품 정도를 마스터 할 수 있다. 최근에 그렇게 본 드라마는 '태양의 후예'다. 오늘도 완결 된 것 중 재미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며 살펴보던 중 지금까지 본 작품을 정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첫 번째 시작은 [응답하라 1994] 되시겠다. 

응답하라 1994는 감정이입을 많이 하면서 봤던 작품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녀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며 감상하지만 이 완결 드라마의 경우, 세 가지 측면에서 나를 사로잡았다.

첫째, 학창시절 내 인생의 8할이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소재가 쓰였다는 점이다. 게다가 나는 초등학교 때 이상민에 열광했다. 농구선수가 되겠다고 날뛰며 농구공을 끌어 안고 자던 흑역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어쨌든 그랬기에 성나정에게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둘째, 나정이네 가족의 고향이 마산이라는 점과 해태의 고향이 여수라는 점. 내 친한 지인은 마산 산호초등학교를 나왔으며 '산호동 쓰레받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여수에서 2년 동안 생활한 경험이 있다.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 모두 친근하게 다가왔음은 물론이다. 사실 여수에서는 현지분들과 직접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았는데 응답하라 1994를 보면서 해태와 윤진이 사투리를 보며 회화 리스닝을 하는 기분이었다. 

셋째, 나는 고아라를 사...사...좋아한다. 고아라가 나왔던 완결 드라마 추천으로는 아직 '응답하라 1994'밖에 꼽을 수가 없지만 좀 더 멋진 배우가 되어서 그의 더 많은 작품들을 추천하고 싶다. 영화나 드라마를 선택할 때 주연배우 때문에 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고아라라는 배우 덕분에 응답하라 1994에 대한 내 기대감은 200%로 높아졌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충족됐다.

'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온 국민적 기대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던 작품이기도 하고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유연석, 도희, 손호준, 김성균이라는 배우들을 아주 친숙하게 만들어준 것 역시 응답하라 1994가 아닌가 싶다.

나정이를 두고 벌이는 두 남자의 치열한 신경전. 쓰레기와 칠봉이가 동네 약수터에서 캐치볼을 하는 장면에서는 나정이를 향한 쓰레기의 숨어있던 진심을 알게 되었다. 응답하라 1988에서도 어남류 vs 어남택으로 나뉘어졌던 것처럼 시청자들은 쓰레기파와 칠봉파로 나뉘어져 열띤 응원(!)이 이어졌다.

간간이 나오는 현대떡밥씬들은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추리력을 자극했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7에서도 그했던 것처럼 거의 마지막회가 되어서야 여주의 남편이 밝혀진다. 만재도와 고창의 손호준은 여기서도 잘생김이 묻어나는구나.

말 그대로 19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패션스타일도 응답하라 1997의 시청포인트 중 하나. 그때는 신세대, X세대라는 말로 저런 패셔니스타들을 지칭했다. 해태가 입고 있는 옷 STORM 292513은 당시 송승헌과 김하늘이 광고모델이었던 기억이 난다.

축구도 잘하는 천재 의대생 쓰레기 그리고 성정체성 혼란으로 고민 하는 빙그레. 하지만 빙그레는 나중에 같은 과 선배 윤진이와의 '확인키스'를 통해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엠티에 간 나정. 이날 나정이는 체해서 하루 종일 속이 좋지 않았다. 쓰레기를 향한 짝사랑은 이미 시작되었으나 그 마음을 알 길 없는 쓰레기는 나정이 삐삐에 답도 안 하고 여자친구와의 화이트데이를 위해 엠티 장소를 떠난다. 하지만 이날 쓰레기와 그 여자친구는 헤어졌고 그 소식을 들은 나정, 체한 게 쑥~ 내려간다.

해맑게 웃는 응답하라 1994 배우들. 어떤 머리를 해도, 어떤 옷을 입어도 내 눈엔 너무 예쁜 나정이. 응답하라 시리즈에서의 성동일과 이일화의 부부케미는 그 어떤 배우가 오더라도 따라갈 수 없지 않을까? 어쩌면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틀어 진정한 주인공은 이들일지도...

'맞나?'라는 말이 신기한 칠봉이는 나정이의 '맞나?'를 들으며 박장대소한다. 그런 칠봉을 보며 나정니는 '니 내 놀리는 기제(너 나 놀리는 거지)?'라며 토끼눈을 뜨고 라면면빨을 찹찹 씹는다. 앙다문 입술에 빵빵한 볼이 어찌나 귀여운지...(아, 나 여잔데...) 친구들은 모두 칠봉이에게 빠져 있던 그 때, 나는 고아라가 라면 씹는 게 너무 귀여워 이 장면을 열 번도 더 봤다.

고아라는 진주 출신이지만 워낙 어렸을 때 고향을 떠난 터라 사투리 연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극 초반에는 제대로 된 사투리가 나오지만 나중에는 어색한 부분이 보이긴 했다. 아마도 쪽대본 탓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그 지역의 사투리를 쓰는 현지인들이 보면 배우의 사투리 연기가 거슬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응답하라 1994에서는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특히 해태의 경우에는 영화 '바람'에서는 궁극의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전라도 사투리(손호준 원래 고향이 목포)를 맛깔나게, 완벽하게 한다. 참, 그리고 여기서 또 한 가지 반전은, 서울 남자 칠봉이 배우 유연석이 사실은 경상도 진주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온 경상도 출신이라는 점.

서태지와 아이들 콘서트에 간 도희. 팬클럽 무리와 동떨어진 객석에 서서 열심히 DANCE를 소화해내는 열정적인 윤진이의 모습이 넘나 귀여웠다. 옷까지 그대로 재현해서 입은 열정에 박수를...!!

상민오빠의 채취가 묻은 손수건을 소중하게 받아든 나정이. 빨간 떡볶이 코트를 입고 농구장에서 그 누구보다는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던 그녀, 나중에 방 거실에서 TV로 아이돌 가수를 보던 자녀들을 향해 외친다. '들어가서 공부해. 그런 거 쫓아다니다가 바보 돼.'ㅋㅋ

농구매니아 나정이가 투수인 칠봉이에게 질문한다. '니 몇 번 치는데?' 어이 없어 하는 칠봉이...ㅠㅠ 이 날, 응원 온 나정이 앞에서 멋지게 승리를 잡은 후 관객석에 있던 나정이에게 공을 선물하는 칠봉이. 그 공은 나중에 나정이네 서재에 보관돼 있었다.

술 마시고 게임하면서 했던 키스 말고 진짜 제대로 칠봉이와 나정이의 키스. 삼천포네 집에 놀러 갔다가 칠봉이가 먼저 서울로 올라가면서 새해 인사와 함께 일방적인 고백과 키스를 한다. 'HAPPY NEW YEAR!'

쓰레기 형님 결혼식에서 쓰레기의 옛 여자친구를 본 나정이의 표정... 이때는 그 여자친구 분이 '서~유!리!씨!'인 줄 몰랐다. 그러나 전 여친 앞에서 철벽치는 쓰레기의 남자다운 모습에 많은 여성시청자들이 쓰레기파가 되었다는 후문.

알콩달콩 데이트를 시작하는 쓰레기와 나정 커플. 산들산들한 노랑 가디건에 마음만큼이나 가벼운 나정이의 발걸음. 이 장면, 좀 오글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예쁘고 풋풋하다.

누워서 TV를 보다가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던 장면. 아니 나는 신호등을 성큼성큼 걸어가길래 그저 안아줄 거라고 생각했지... 그렇게 멋지게 키스를 할 줄은 몰랐다.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 오늘부터 1일!

보는 내내 두근두근 하기도 했고, 박장대소 하기도 했고 또 나도 모르게 엄마미소를 띤 채로 흐뭇하게 지켜보기도 했던 응답하라 1994. 지금까지도 열 번 넘게 봤지만 앞으로도 자꾸 자꾸 생각날 명품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완결 드라마 추천 그 첫 번째로 언급하기에 손색이 없는 드라마! 1990년대의 추억이 그립다면 지금 바로 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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